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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과 육아하는 워킹맘 이야기"

by 그리운달 2025. 8. 2.

국제커플 육아 관련 사진 첨부
국제커플 육아 관련 사진

‘외국인 남편과 육아하는 워킹맘’이라는 말에는 일반 가정과는 다른 삶이 담겨 있습니다. 문화가 다른 사람과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 직장인으로서의 삶까지 함께한다는 것은 늘 해답 없는 문제집을 푸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단순히 고충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워킹맘이면서 외국인 남편과 국제가정을 꾸린 실제 여성의 시선으로, '문화차이를 창의적으로 다루는 법', '매일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삶의 리듬을 되찾는 전략', 그리고 '실용적이며 감성적인 육아 팁'을 공유합니다. 흔히 말하는 ‘적응’이 아니라, '주도적인 재설계'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문화차이: 가치관 충돌이 아닌 역할언어의 차이로 보기.

외국인 남편과의 가장 흔한 갈등은 아이를 훈육하거나 교육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생깁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을 때, 한국식으로는 “그만 울고 말로 해봐”라고 말하지만, 프랑스인 남편은 “울고 싶은 만큼 울어야 감정이 정리된다”라고 말합니다.

이럴 때 ‘누가 옳은가’를 따지기보다, 서로 다른 ‘역할 언어’를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인은 부모 역할을 ‘질서 유지자’로, 유럽권 남편은 ‘감정 해석자’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갈등 해결의 핵심은 '같은 상황에서 서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미리 정 해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문제 행동을 했을 때는 엄마가 규칙을 설명하고, 아빠는 감정을 다루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 역할 구분은 고정 된것이 아니라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설계합니다. 이렇게 하면 각자의 문화적 표현 방식이 충돌하지 않고 ‘분업화된 기능’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문화 차이를 통합하려 하기보다, 각자의 역할로 나누어 처리하고 서로 돌아가면서 하는 전략이 워킹맘에게 오히려 더 유연한 시스템이 됩니다.

일상: 멀티태스킹이 아닌 ‘주제별 하루’로 삶을 구조화하기.

워킹맘의 하루는 언제나 ‘시간이 모자란 하루’입니다. 특히 외국인 남편과 함께 아이를 키운다면 언어 차이, 생활 템포, 일처리 방식까지 모든 것이 다릅니다. 이럴때는 ‘멀티태스킹’을 줄이고, 오히려 하루를 주제별로 나누어서 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은 ‘언어 교류 중심의 하루’로 설정하고, 아이에게는 한글 동요를 들려주고, 남편과는 영어/모국어로 감정 대화를 시도합니다. 화요일은 ‘가족 루틴 정비일’로 정해 캘린더를 점검하고, 가사분담에 대해 조정을 합니다. 수요일은 ‘엄마 자기 회복일’로 비워두고, 최소한의 업무와 함께 짧은 산책을 반드시 포함시킵니다.

이렇게 하루를 테마로 설정하면, 반복되는 일상 속에도 변주가 생기고, 엄마 자신이 ‘삶을 이끌고 있다’는 감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문화차이나 스트레스가 들어올 공간이 생기기 전에, 구조로 차단하는 방식인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 분배’가 아니라 ‘에너지 분배’입니다. 외국인 남편과의 문화 조율, 아이의 성장, 직장 업무까지 감당해야 할 워킹맘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실전팁: 다문화 육아를 위한 ‘집안 포맷 재설계’ 전략.

국제커플의 집은 하나의 ‘이중 문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이 잘 작동하려면 공간, 시간, 언어까지 다시 설계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워킹맘의 관찰력과 감각은 핵심 자산이 됩니다.

우선 공간 포맷입니다. 집 안을 ‘언어별 존(zone)’으로 나눠보세요. 거실은 영어, 주방은 한국어, 놀이방은 프리토킹 존으로 설정해 일상에서 언어 전환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합니다. 이 방식은 아이의 언어 습득뿐 아니라, 남편과의 커뮤니케이션 혼선도 줄여줍니다.

다음은 시간 포맷입니다. 일과 후 20분은 ‘문화 교차 시간’으로 설정해, 각자 자란 문화에서 있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돌아가며 나눕니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각색해서 들려주면, 이는 동시에 정서 교육이자 다문화 수업이 됩니다.

마지막은 감정 포맷입니다. 감정 공유를 글이 아닌 도식화된 차트로 시각화해 서로 공유합니다. 예: 오늘의 기분 = 🔵 집중됨 / 🔴 과열됨 / 🟢 평온함. 이 도식은 언어적 차이를 뛰어넘어 감정 상태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게 합니다. 특히 남편이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거나, 문화적으로 무뚝뚝한 경우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 모든 포맷은 육아와 가족생활을 다시 ‘설계 가능한 영역’으로 되돌립니다. 그리고 그 설계자는 바로 워킹맘인 당신입니다.

외국인 남편과 육아하며 일까지 병행하는 삶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하지만 ‘맞춰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두 문화를 연결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구조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루를 관리하지 말고, 하루를 디자인하세요. 가족을 돌보지 말고, 가족 문화를 창조하세요. 그 과정 속에서 가장 먼저 변화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