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들은 이전 세대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특히 MZ세대라고 불리는 20~40대 부모들은 ‘아이를 내 방식대로 키우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자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런데 여기에 다문화 가정이라는 환경까지 더해지면, 육아는 더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아이는 이 두 세계 속에서 자라야 하니까요. 이럴 때 필요한 건 특별한 교육법이나 정답이 아닙니다. 부모가 얼마나 따뜻하게 마음을 읽어주고, 문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며, 감정을 잘 다룰 수 있느냐가 핵심이에요. 이 글에서는 다문화 가정에서 MZ부모가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 키워드, ‘공감’, ‘리터러시’, ‘감성지능’에 대해 쉽고 편하게 풀어보겠습니다.
공감 – 아이 마음을 먼저 이해하는 태도
공감은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느껴주는 것’이에요. 특히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또래보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을 수 있어요. “왜 나는 엄마랑 말이 다르지?”, “나는 한국 사람 맞아?”, “친구들이 내 도시락 냄새 난다고 놀렸어” 이런 질문들이 나올 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해요. 공감이 부족한 반응은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마”처럼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덮어버리는 말들이죠. 반면 공감하는 부모는 “그 말 들으니까 속상했겠네”, “그럴 수 있어. 나도 그런 기분 느낀 적 있어”라고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줍니다. 이때 아이는 ‘내 마음을 말해도 되는구나’, ‘엄마 아빠는 내 편이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공감은 위로나 해결책보다 먼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이에요. 아이가 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말보다 표정, 눈빛, 행동을 살피는 게 공감의 시작입니다. 다문화 가정에서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공감이라는 공통의 정서 언어가 필요합니다.
리터러시 – 문화를 읽고 연결해주는 부모의 역할
‘리터러시’는 단지 책을 잘 읽는 능력이 아니에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연결하는 힘도 포함돼요. 다문화 가정의 아이는 보통 두 가지 이상의 문화를 동시에 경험해요. 아침에는 한국어로 학교에 가고, 저녁에는 외국인 엄마나 아빠와 다른 언어로 대화하죠. 어느 한쪽만 강조하면 아이는 혼란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부모는 중간에서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문화 통역사’ 역할을 해야 해요. 예를 들어, 설날에는 아빠 쪽 문화로 세배를 하고, 크리스마스에는 엄마 쪽 문화를 따라 파티를 여는 식으로요. 또 아이가 “왜 우리 집은 남들처럼 안 해?”라고 물을 때, “우리는 두 나라 문화를 함께 갖고 있어서 더 멋진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 그것이 문화 리터러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부모가 스스로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배우자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거예요. 그렇게 해야 아이도 양쪽 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느 하나도 숨기지 않고 자랄 수 있어요.
감성지능 –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
요즘 부모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가 ‘감정 조절’이에요. 일도 해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다 보니 짜증이 날 때도 많죠. 그런데 다문화 가정에서는 감정 표현도 문화마다 다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기 쉬워요. 어떤 문화에서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게 자연스럽고, 어떤 문화에서는 속으로 삼키는 게 예의로 여겨지거든요. 아이가 그런 차이를 보면서 “왜 엄마는 화를 내고, 아빠는 말이 없지?” 하고 헷갈릴 수 있어요. 이때 부모가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르는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게 중요해요. “엄마가 오늘 좀 지쳐서 말이 짧았어. 너한테 화난 건 아니야”라고 설명하면, 아이는 오해하지 않고 감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또 아이가 화를 내거나 울 때,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감정을 받아주는 태도는 아이의 감성지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감성지능은 단지 참는 능력이 아니라, 감정을 정확히 알고 건강하게 표현하고, 조절하는 힘입니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돼요.
MZ세대 부모는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감정에 민감하며, 소통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만큼 다문화 가정에서는 더 강력한 부모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요. 공감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고, 문화 리터러시로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감성지능으로 가족 전체의 정서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그 가정은 단지 ‘다문화’가 아닌 ‘글로벌 가정’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이는 부모의 실수보다 진심을 더 잘 느끼니까요. 매일 조금씩 배우고 실천하는 부모, 그게 바로 MZ부모가 가야 할 길입니다.